‘위피 미탑재폰’ 논란이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SK텔레콤 KTF 등 이통사와, 삼성 LG 등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간 이해관계에 따라 보이지 않는 밀월관계가 형성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기존 2G시장에서 ‘만년 2위’ 소리를 들어야만 했던 KTF와 LG전자가 연합, ‘최강’ SK텔레콤과 삼성전자 타도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반대로 ‘위피 미탑재폰’을 ‘결사 반대’하고 있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기존 2G에서의 경쟁심을 뒤로한 채 똘똘 뭉치는 상황이어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기존 2G시장과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휴대폰 유통 등 시장주도권을 놓고 수시로 대립해온 반면, KTF와 삼성전자는 돈독한 파트너십을 통해 SK텔레콤을 견제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시장환경이 3G로 이동하면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오히려 똘똘 뭉치는 반면, 삼성전자와 KTF 사이에는 미묘한 균열의 조짐이 생기고 있다.

또 SK텔레콤에게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온 LG전자는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를 견제하기 위해 KTF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은 KTF가 ‘위피 미탑재’ 단말기를 출시하고서부터. ‘만년 2위’에서 벗어나고자 3G에 ‘올인’ 중인 KTF가 보다 저렴한 단말기로 3G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삼성과 LG에게 요청했으나, 삼성은 거절하고 LG만 이에 응한 것.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위피 미탑재가 달갑지 않은 게 사실. 위피라는 ‘보호막’이 사라진다면 노키아 등 해외 메이저업체들의 국내공략이 두렵기 때문이다. 또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온 삼성전자가 저가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

‘3G=프리미엄급’임을 자청해온 SK텔레콤 역시 위피 미탑재폰이 달가울 리 없다. SK텔레콤은 또 3G활성화 보다는 기존 2G에서의 기득권 유지가 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위피 보호’라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모두 이 같은 이해관계 탓.

이와 같이 국내 시장환경이 3G로 급변하면서 ‘1등’을 뺏기위한 또는 지키기 위한 신경전이 뜨거운 가운데, 3월 성적만을 놓고 보면 KTF가 3G가입자 경쟁에서 SK텔레콤을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KTF가 3월 한달간 약 4만5000명의 HSDPA가입자를 유치한 반면 SK텔레콤은 2만명 증가에 그친  것.

비록 SK텔레콤이 전국서비스를 개시하지 못했던 환경에서의 승부였으나, 어쨌든 3월 3G 승자는 KTF 몫.

그러나 4월 전국서비스와 5월 HSDPA전용폰(SBSM) 출시를 앞둔 SK텔레콤의 우세를 점치는 목소리도 많다. 또 7월에는 LG텔레콤의 EV-DO 리비전A 서비스도 개시될 전망이어서 이후부터가 3G시장에서의 진검승부가 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