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두ㆍ홍재민 박사팀
상온서 제조 제조비 절감ㆍ저전압서 동작 가능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국내 대기업에서 상용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플렉시블 전자기기의 핵심이 되는 `휘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8일 에너지재료연구단의 김일두ㆍ홍재민 박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MIT) 연구진과 함께 종이처럼 얇고 유연해 쉽게 접거나 구부릴 수 있어 손목에 감는 휴대폰이나 입는 컴퓨터 등에 쓸 수 있는 플렉시블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얇고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위의 상온에서 제조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공정과정에서 플라스틱 기판이 녹거나 변형되는 문제를 해결했으며, 3차원으로 고집적화가 가능해 제조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의 유기절연막을 채택한 플렉시블 트랜지스터가 10V 이상의 높은 동작전압을 필요로 한 것과 달리 이번 개발제품은 3V 이하의 낮은 전압으로도 동작이 가능해 소비전력을 줄이고 고전압 사용으로 인한 위험을 낮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휘어지는 전자기기를 몸에 부착하거나 휴대하려면 핵심부품인 트랜지스터의 사용 전압을 낮춰야 하는데 이번 개발은 이같은 난제를 극복한 것이다.

절연막은 트랜지스터 제조에 꼭 필요한 물질로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성질인 유전상수가 클수록 트랜지스터 작동전압이 낮아진다. 연구진이 개발한 무기절연막의 유전상수는 50~60으로 기존의 상온 유기절연막(3~4)보다 10배 이상 크다.

이번 연구는 절연막 소재코팅에서부터 트랜지스터 소자 개발에 이르기까지 KIST와 MIT 연구진의 국제 공동연구로 이뤄진 것으로, 그동안 응용물리학회지 5편과 미국 전자공학회지 1편 등 관련 논문이 저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홍 박사는 "앞으로 유기ㆍ무기ㆍ금속 소재의 융합을 바탕으로 한 원천소재기술과 공정기술의 개발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초기 연구단계이면서 10년 이내 IT 디바이스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플렉시블 전자기기' 분야의 기술선점과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