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안정화가 우선… HSUPA로 '다지기' ■정보미디어 이슈 플러스 한국의 비동기식 3G 네트워크가 만개(滿開)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과 5월 각각 KTF와 SK텔레콤이 전국망 구축을 완료,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비동기 3G는 우리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주력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국내 비동기 3G 가입자는 1300만명을 넘어서며 이 예고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3G는 잦은 통화 장애가 발생하면서 기존 2G에 비해 망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규 네트워크의 전형적인 문제인 망 안정화가 현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특히 고속 데이터 전송이란 3G 망의 특성을 여전히 살리지 못하면서 2G의 이름만 바뀐 3G라는 비판에도 직면해있다. 이런 가운데 KTF와 SK텔레콤은 기존 3G 네트워크인 HSDPA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HSUPA로의 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3G네트워크를 둘러싼 화두는 망 안정성과 고도화, HSUPA로의 진화로 요약될 전망이다. <편집자주> ◇3G는 글로벌 대세〓한국이 비동기식 3G를 선택한 것은 당시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동기식 CDMA 상용화를 성공시키며 이동통신 강국의 토대를 닦았다. 하지만 지난 2000년대 초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고민하게되는 우리 정부와 사업자들은 동기식이냐 비동기식이냐를 결정해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된다. 차세대 네트워크를 동기식으로 할것이냐 비동기식으로 할 것이냐의 문제는, 세계 최초 동기식 CDMA 상용국가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냐, 또 전국을 관통하고 있는 CDMA망을 버릴 것이냐의 문제와 맞닿아있었다. 결국 SK텔레콤과 KTF는 비동기식 3G인 WCDMA/HSDPA를 택해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받았고, 못내 아쉬운 정부는 동기식 3G 사업권을 LG텔레콤에 주게된다. 이후 비동기식 3G망은 지난 2003년 12월 SK텔레콤이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영상전화와 고속데이터통신이 가능한 비동기식 3G시대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2G대비 2배 이상 비산 장비가격, 제조업체들의 단말기 지원 문제, 사업자들의 소극적 자세 등이 겹치면서 4년 가까이를 공회전만 가듭하게된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07년 KTF와 SK텔레콤이 전국망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에 나서면서 3G는 제 역할을 하게 된다. 이후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비동기식 3G 가입자는 1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이통가입자의 30%를 넘어섰다. 지금과 같은 가입자 증가 추세라면 오는 2010년경이면 비동기식 3G망이 기존 2G망(LG텔레콤 제외)을 거의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망안정화 이슈 대두〓하지만 이같은 급속한 가입자 증대에 따른 문제 또한 적지 않다. 바로 망의 안정성 문제가 대두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들어 SK텔레콤과 KTF의 네트워크 장애는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수십건이 넘는다. 네트워크 장애가 항상 통화장애 등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3G의 경우에는 2G에 비해 이 사례가 적지 않았다. KTF와 SK텔레콤에 따르면 비동기식 3G망의 인구대비 커버러지 비율은 98~99% 정도다. 이는 서울 등 전국 84개 주요도시와 지방의 군, 면단위 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물리적으로는 촘촘한 네트워크 그물망이며 전국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통화 장애가 일어나는 것은 여전히 2G에 비해 떨어지는 물리적 네트워크 인프라와 비(非)물리적인 운용경험 등의 부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물론 이는 사업자별로 차이가 있다. 지난 10여년간 촘촘하게 2G 망을 구축ㆍ운용해 온 SK텔레콤은 물리적인 측면에서 3G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실제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서비스 커버리지 맵(www.sktelecom.com 접속→서비스고객지원→통화품질 도우미→서비스 커버리지 맵)을 보더라도 산간오지나 해상에서는 3G가 취약하다. 이런 물리적 인프라이외에도 이동통신 서비스는 지형, 지세, 인구, 건물 등에 따라 셀의 위치와 출력을 어떻게 조정해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효율적인 망 운영은 다년간의 축적된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당연히 신생 네트워크인 3G는 2G에 비해 열세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2G망이 약세였던 KTF는 오히려 3G에 전력을 집중하면서 기존 2G에 비해 물리적 인프라는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마 운용경험 등 비 물리적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험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종합해보면 전국망 서비스 1년을 조금 넘긴 비동기식 3G망은 물리적인 확충과 함께 운용겸험도 더 쌓아야하는 숙제가 남겨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전국망 구축이후 망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망안정화는 용량 증설, 장비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이 핵심이다. 특히 교환기의 경우 특정지역의 교환기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전국적으로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통화량을 분산시켜주는 이른바 `로드 밸런싱'(Load Balancing)이 매우 중요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망 안정정은 무엇보다도 네트워크 장애가 일어났을 때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하게 복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규 장비 등의 경우 테스트에도 불구하고 가입자와 용량이 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며 여기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HSUPA 업그레이드가 화두〓올 하반기 3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또 다른 화두는 현재의 3G망 주축인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의 후속버전인 `HSUPA(고속상향패킷접속) 업그레이드'다. HSUPA는 HSDPA이 비해 다운로드 속도는 14.4Mbps로 같지만, 최대 업로드 속도가 5.76Mbps로 HSDPA(2Mbps)보다 두 배 이상 빠른 것이 특징이다. HSUPA가 본격 상용화되면 휴대폰으로 멀티미디어 파일을 업로드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에, 모바일 UCC(사용자제작콘텐츠)와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KTF와 SK텔레콤은 하반기 들어 서서히 HSUPA 망 구축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F는 연말까지 2종의 HSUPA지원 단말기를 출시하고 10월 전라, 경상, 제주도 지역을 시작으로 12월에는 수도권, 강원도, 대전 등 충정권역으로 HSUPA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처럼 지역별로 차이를 두는 이유는 전라, 경상, 제주 지역은 삼성전자의 장비가, 수도권, 강원도, 충청권역은 LG노텔 장비가 들어가면서 장비 업그레이드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내년말까지 HSUPA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목표아래 연말부터 수도권과 전국 16개 도시에서 HSUPA 상용서비스를 확대한다. HSUPA지원 단말기도 2종 이상 출시할 계획이다. HSUPA는 음성보다는 고용량 데이터, 특히 소비자들이 직접 모바일 블로그 등에 올리는 `업로드'에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KTF와 SK텔레콤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경쟁을 불러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