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속도 조절ㆍ011 유지' 포석 올 2G모델 중저가 탈피 풀터치 고가폰 확보 충성고객 자사든 타사든 3G 전환 손해 판단 SK텔레콤이 저가폰 일색이던 2G 단말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자사가입자의 3G로의 이전(마이그레이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행보로, 경쟁사의 주파수관련 공세에 대한 대응과 로열티 높은 011번호 고객층을 유지하려는 복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전체의 30% 수준으로 2G 단말 라인업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현재 잔존 CDMA 고객 수요를 분석ㆍ판단하는 과정에 있으며, 일단 저가폰 중심에서 탈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의 경우 SK텔레콤의 단말 라인업 전체 49종 중 10개가 2G CDMA 모델이었으며, 몇몇 모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30~40만원대 중저가폰이었다. SK텔레콤은 올해 2G 모델 10여종을 출시할 계획이며, 풀터치 고가폰 등도 확보해 가입자를 묶어두겠다는 전략이다. 1월 현재 전체 SK텔레콤 가입자 2300여만명 중 3G 가입자는 824만명에 불과하다. 나머지인 2G가입자가 1400여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쓸만한(?)' 2G 단말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반면 3G의 경우 스마트폰과 풀터치 멀티미디어폰, 고화소 카메라폰과 같은 첨단 단말기들이 줄을 이었다. 이같은 관점에서 지난해 12월 모토로라가 출시한 ZN40(모토 프리즘)은 첫 2G 방식 풀터치폰이자 60만원대 후반 고가폰이라는 점에서 2G 라인업 강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3G WCDMA가 전 세계적 추세인 가운데 SK텔레콤이 이처럼 2G단말을 강화하겠다는 데는 나름의 속뜻이 있다. 먼저 자사 3G 가입자가 800만명을 넘어서면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현재, 3G 선두 KTF를 불과 2만 6000여명차이로 쫓고 있다. 하지만 3G 선두탈환이 전략적 측면에서 즐겁지만은 않다는 게 SK텔레콤의 딜레마다. SK텔레콤입장에서는 자사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는 물론 평균매출도 월등히 높은 011 충성고객을 자사든 타사든 3G로 전환시키는 것은 손해라는 판단 때문이다. 011 고객중 상당수가 010으로의 번호이동을 꺼리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사의 주파수 조기할당 요구에 대응논리로 2G가입자를 상당부분 존속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의 800㎒ 황금주파수 사용 만료시한인 2011년 6월까지의 잔존 2G가입자는, 해당 주파수 회수대역폭 선정에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갈수록 2G단말 확보가 수월하지 않은 게 문제다. 규모의 경제측면에서 2G CDMA 단말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제조사나 칩셋메이커 역시 라인업 확대에 미온적이라는 점은 SK텔레콤의 고민이다.